[2026년 1월 특별 인물 인터뷰] 소아암 서바이버 정서윤 양

2026-01-25
조회수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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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정서윤 양은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급성백혈병이라는 긴 투병의 시간 속에서도 서윤 양은 색을 잃지 않았습니다.

피아노🎹 를 꿈꾸던 소녀의 재능은 그림🎨 이라는 또 다른 언어로 다시 피어났고,

그 작은 그림들은 결국 ‘솔윤그림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첫 진단의 순간부터 그림과의 인연, 그리고 솔윤그림공방을 오픈하기까지

서윤 양과 어머니가 함께 걸어온 시간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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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윤 양



Part 1. 진단의 순간

Q1.  급성백혈병 진단을 처음 들었을 때, 그 순간의 서윤 양은 어떤 마음이었나요?

진단을 받자마자 바로 중환자실로 들어가게 되어 마음의 준비를 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멍했고, 기억도 흐릿해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어지럽고, 아프고, 힘이 없고, 피곤하다는 감각만 남아 있었어요.



Part 2. 멈춘 꿈, 이어진 마음

Q2.  피아노를 꿈꾸던 시간에서 갑자기 병원 생활로 들어가게 됐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중환자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와 보니 예전처럼 손에 힘도 들어가지 않았고, 원하는 대로 피아노가 쳐지지도 않았어요. ‘내 꿈은 이제 더 잘하는 아이들에게 뺏기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많이 속상했어요. 좋아해서 꾸준히 노력해오던 것이 한순간에 부서진 것 같아 정말 슬펐어요.

사실 지금도 피아노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 있어요. 그래도 그동안 배웠던 곡들을 잊지 않으려고 계속 연습하면서, 지금은 취미로 피아노 연주를 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피아노 연주도 잘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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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그림이라는 새로운 언어

Q3.  병원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병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같은 병실에 있는 환아들에게 캐릭터 그림을 선물한 것이 시작이었어요.

이후 교수님과 의료진 선생님들, 다른 환아들의 얼굴도 그려 드렸는데,
그분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속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저도 덩달아 뿌듯하고 행복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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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음악과 그림은 서윤 양에게 각각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게 해줬나요?

그림을 그리거나 피아노를 연주할 때면 다른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로지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 안에서 제 감정을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균병동에 피아노가 있었던 것도, 그림을 시작하게 된 것도 모두 운명 같았고 큰 행복이었어요. 이 취미들은 제 병원 생활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주었고, 아픔을 잠시 잊게 해주는 나만의 방법이었어요. 좋아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행복해질 확률도 커진다고 생각해요.



Part 4.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의 인연

Q5.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그림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을 들려주세요.

엄마의 추천으로 처음 공모전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 그림 실력도 늘었고, 매년 참가하다 보니 장려상부터 우수상, 최우수상, 그리고 대상까지 받게 되었어요. 정말 아팠던 시간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한 대가라고 생각해 많이 뿌듯했어요.

특히 두 번째 이식 직전까지 항암 치료를 하며 그렸던 그림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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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그림공모전 수상작 -
- 웅진 글그림공모전 그림부문 수상작 -


Q6.  협회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보금자리를 이용했던 경험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나요?

부산이 집인 저희 가족에게, 서울에서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집이 되어주었어요. 집중 치료나 골수검사를 할 때 서울에 머물 곳이 필요했는데, 쉼터가 있어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고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멀리서 치료받는 우리를 배려해 공간을 마련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남아 있어요.


Q7.  이 경험들이 서윤 양에게 어떤 변화나 용기를 주었나요?

저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어요. 힘들 때마다 “아, 나 이런 시련도 이겨냈지” 하고 다시 떠올리며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어요. 제 안에 남아 있는 중요한 기억들이에요.



Part 5. 다시 찾아온 시간

Q8.  재발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순간 서윤 양 마음속에서 가장 크게 떠올랐던 생각은 무엇이었고, 이후 다시 하루를 살아가게 해준 힘은 무엇이었나요?

외래에서 재발 소식을 들었을 때, 엄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결국 왈칵 쏟아내셨어요. 그 순간, 제가 같이 울면 엄마를 지켜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담담한 척하며 “항암도 해봤으니까 더 잘할 수 있어, 괜찮아”라고 말했어요. 적어도 나만큼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하지만 입원하고 두 번째 이식을 준비하면서 눌러두었던 감정이 차올라 병원 탁상에 엎드려 엉엉 울었던 기억도 있어요. 그때 엄마가 저를 안아주시며 “잘하고 있어, 감정은 감추는 게 아니고 울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Part 6. 가족이라는 힘

Q9.  남동생과 어머니의 기증을 알았을 때, 서윤 양은 어떤 감정을 가장 크게 느꼈나요?

초등학교 3학년이 된 동생에게 이식을 받고 재발했을 때, 동생이 엄마에게 “누나 왜 재발했어요? 내 세포를 주면 낫는다고 했잖아요. 내 세포에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라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미안했어요. ‘나만 아프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번째 이식은 식목일이었는데, ‘식목일에 골수를 심는다’고 생각하니 좋은 날 같았고, 엄마의 세포가 제 몸에 잘 자리 잡을 것 같아 기쁘고 희망적인 마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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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  병동 친구들에게 그림을 나누며 서윤 양이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함께 울고 웃으며 합숙하듯 지낸 병동에서의 인연은 잊지 못할 기억이에요. 함께한 시간들을 그림에 담았고, 그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어요. 언젠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힘든 순간이 와도, “그때도 잘 지나왔지” 하고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Part 8. 지금, 그리고 앞으로

Q11.  병실에서 시작된 그림이 ‘솔윤공방’으로 이어졌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정말 너무너무 기뻤어요. 저를 믿고 지원해준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했고, 꼭 나중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학교에 가지 못했던 저에게 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엄마와 함께 한 땀 한 땀 직접 꾸민 곳이라 더 의미가 깊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인생의 속도로 가면 된다고 말해주는 엄마에게 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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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2.  지금도 투병 중인 아이들, 그리고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서윤 양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항상 꿈을 찾고, 쫓아가다 보면 분명 희망은 있어요. “안 될 거야” 하고 포기하지 말고, 즐겁고 재미있는 일들을 하다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취미가 되고, 하고 싶은 일도 생기게 돼요.

파란 장미는 원래 자연에서는 만들 수 없는 색이었지만, 결국 성공해서 ‘불가능은 없다’는 꽃말이 생겼다고 해요. 이처럼 내 방식대로, 어떤 방식이든 일단 가다 보면 길은 분명 나타나요.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가도 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더 중요해요. 시도했던 시간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경험으로 쌓인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열심히 노력해 멋진 어른이 되어, 저처럼 아픈 아이들을 후원하고 제 이야기도 들려주며, 소아암을 지나온 사람으로서 그들을 지지해주고 싶어요. 우리 다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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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 양 어머니


Part 1. 엄마로서 처음 마주한 현실

Q1.  서윤 양의 급성백혈병 진단을 처음 들었을 때, 어머니께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건강하던 아이에게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듣는 순간, 현실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부산의 대학병원에서 확진을 받은 뒤, 서윤이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말을 들었고, 슬퍼할 틈도 없이 서울로 이동해 어떻게든 아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서윤이는 진단을 받은 그날, 부산에서 서울로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제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어 쉽게 꺼내기 힘든 시간입니다.


Part 2. 지켜보는 사람의 시간

Q2.  치료 과정을 지켜보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그때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버티셨나요?

모든 순간이 힘들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때는 백혈병을 처음 진단받은 날이었습니다. 몇 시간 만에 아이를 홀로 중환자실로 떠나보내야 했고, 그보다 더 힘든 순간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기로 면회가 전면 금지되었고, 남편과 저는 2주 동안 서울을 떠돌며 아이가 무사히 일반 병동으로 나오기만을 바라며 하루 한 통 오는 의료진의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다시 딸을 만날 날을 꿈꾸며, 보고 싶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만이라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버텼던 시간들이었습니다.


Part 3. 아이의 예술

Q3.  병실에서 그림을 그리던 서윤 양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께서는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항암 치료와 집중 치료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며 병동에 전시된 자신의 그림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 멋지고 당당해 보였습니다.

그림을 통해 ‘나는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고 느끼며 다시 활력을 찾는 모습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병동 생활을 그림으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고, 어떤 힘든 시련이 와도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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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협회와의 만남

Q4.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인연이(공모전 수상 및 사랑의 보금자리 이용 경험) 서윤 양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느끼셨나요?

협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그림 공모전은 매년 꾸준히 준비하며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도전을 반복하며 그림 실력도 자연스럽게 성장했고, 아이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공모전 수상 또한 장려상에서 시작해 최우수상과 대상까지 단계적으로 이어졌고, 이는 서윤이에게 또 하나의 삶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백혈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 과정에서 그림이라는 새로운 꿈과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고, 지금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환아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Part 5. 가족의 선택

Q5.  두 차례의 조혈모세포 기증을 겪으며, 이 시간을 지나온 뒤 어머니께서 느끼는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 가족에게 두 번의 이식 과정은 온 가족이 온몸으로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식은 초등학교 3학년이던 동생이 해주었는데, 추가 이식까지 두 번의 기증자가 되면서도 아프지만 씩씩하게 잘 견뎌주었습니다. 서윤이는 동생에게 늘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는 2022년 1월 14일을 ‘남매의 날’로 정하고, 매년 그날의 고마움과 기억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식은 2024년 4월 5일, 제가 딸에게 기증을 했던 날입니다. 이 날 또한 ‘모녀의 날’로 정해 지난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식의 과정은 한 번도 쉽지 않지만, 두 번이나 버티고 이겨내 온 서윤이는 정말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두 번의 이식을 거치며 우리 가족은 서로 더욱 끈끈해졌고, 이 시간은 외로운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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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6. 지금과 앞으로

Q6.  투병의 시간을 지나 지금의 서윤 양을 바라보실 때, 어머니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나 감정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서윤 양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초등학교 5학년 첫 진단부터 시작된 백혈병 치료는 첫 이식과 재발, 그리고 두 번째 이식까지 이어지며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서윤이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스스로 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으며, 현실과 타협하면서도 “어떤 일이든 다 지나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이야기했고, 희망을 품고 노력해왔습니다. 엄마가 보기에도 참 의지가 강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픈 서윤이가 저를 일으켜 세워주는 존재가 되었고, 제 삶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올해 남아 있는 고관절 수술도 잘 마치고,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해나가며 그림도 계속 그리면서 세상과 긍정적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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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 양의 이야기는 아픔을 지나 다시 꿈을 그려가는 한 친구의 기록입니다.

지금도 치료의 시간을 걷고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는 앞으로도 아이들의 내일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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